안녕하세요. 흩어진 회사 금융을 한 화면에 모으는 핀태그(Fintag)입니다.
요즘은 AI 비서에게 "우리 회사 통장 잔액 확인해 줘"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려면 은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AI에 넘겨야 하는데, 그 편의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 주는 일이 지난주 미국에서 벌어졌습니다.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은행들이 고객 계좌 안에서 움직이는 외부 AI 에이전트를 찾아내 접근을 차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은행들이 무엇을 발견했고 어떤 대안을 택했는지, 한국의 제도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핀태그가 AI에 회사 금융 데이터를 열어 줄 때 어떤 원칙으로 설계했는지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어떤 서비스든 AI에 회사 계좌를 맡기기 전에 던져야 할 네 가지 질문을 남깁니다.
미국 은행에서 벌어진 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10월 22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대형 은행들이 고객 계좌에 접속한 승인받지 않은 제3자 AI 에이전트의 활동을 탐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고객이 은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AI 비서에게 넘기고, AI가 사람 대신 로그인해 계좌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고객은 허락했지만 은행은 승인한 적 없는 접근이라, 본인이 직접 로그인하도록 한 대부분 은행의 규정과 충돌합니다.

한국은 어디까지 와 있나
한국은 2022년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고객 로그인 정보로 은행에 대신 접속해 정보를 긁어 오는 방식을 금지하고, 은행과 미리 약속한 전용 연결 통로로만 정보를 주고받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만 묶는 규제입니다. 고객이 범용 AI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넘겨 금융거래를 맡기는 행위를 규율할 별도 기준은 아직 없습니다.
국내 금융권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 여러 금융사에서 침해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은 보안체계를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미국 은행들의 이번 조치는 그 직후에 나왔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AI를 쓰지 말자"가 답이 아닙니다. AI가 어떤 경로로 우리 회사 돈에 닿는지, 그 경로에 어떤 잠금장치가 있는지를 아는 것이 답입니다.
제도는 이제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금융보안원은 10월 8일 「금융분야 AI 에이전트 보안 평가기준」을 내놓았습니다. 6개 분야 17개 점검 항목으로, AI에 필요한 수준의 권한만 줬는지, 외부 도구를 쓸 때 승인 절차를 거치는지, 정해진 업무 범위를 지키고 결과를 확인하는지, 자율 실행을 제한하거나 필요할 때 멈출 수 있는지를 봅니다. 올해 말까지 시범 검증을 거쳐 2027년부터 정식 점검 기준으로 적용할 계획입니다. 금융감독원 이석 디지털금융총괄국장은 10월 26일 서울 핀테크 위크에서 금융사가 도입했거나 도입할 AI 서비스가 회사당 평균 6.9개로 1년 새 24% 늘었다며, AI는 보조 수단이고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사람이 진다는 원칙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핀태그는 어떻게 설계했나
- 비밀번호를 넘기지 않습니다 — AI 앱에 핀태그 주소를 등록하면 브라우저가 열리고 평소 쓰는 핀태그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권한을 확인하는 동의 화면이 나옵니다. 별도의 API 키나 비밀번호 입력은 없고, 앱은 1시간짜리 접근 토큰만 받습니다. 은행 인증서나 계정 비밀번호는 아예 조회 대상에서 빠져 있고, 계좌번호는 마스킹되어 전달됩니다.
- 권한을 항목별로 나눕니다 — 자산 현황 조회, 거래내역 조회, 일정 조회, 일정 생성·수정, 자료실 조회, 시장 지표 조회처럼 동의 화면에 표시된 항목만 허용됩니다. 조회는 본인 회사 데이터만 가능하고 다른 회사 데이터는 어떤 경우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 조회와 변경을 분리합니다 — 잔액·거래·자산 같은 조회 도구는 읽기 전용으로 표시되어 데이터를 바꿀 수 없습니다. 일정 생성처럼 데이터를 바꾸는 도구는 AI가 호출해도 바로 실행되지 않고, 어떤 작업을 어떤 입력으로 하려는지 되돌려 보낸 뒤** 확인 표시를 붙여 다시 요청해야** 실행됩니다. 미국 은행들이 검토하는 읽기 전용 접근과 금융보안원 기준의 승인 절차 항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모든 호출을 기록합니다 — 어떤 앱이 어떤 도구를 언제 불렀고 얼마나 걸렸는지 감사 기록으로 남깁니다. 계좌번호 같은 정보가 섞일 수 있어 입력값 원문은 저장하지 않고 항목 이름과 크기만 남깁니다.
- 이상 징후를 바로 알립니다 — 회사에 처음 연결되는 앱, 외부 앱의 변경 도구 실행, 이미 교체된 갱신 토큰의 재사용 같은 사건은 보안 이벤트로 기록되고, 심각도가 높으면 운영팀 메신저로 즉시 알림이 갑니다. 교체된 토큰이 다시 사용되면 탈취로 보고 그 연결의 토큰을 전부 폐기합니다.
- 언제든 끊을 수 있습니다 — 설정의 연결된 앱 화면에서 앱별로 해제하면 토큰이 즉시 무효화되고, 30일 이상 쓰지 않은 앱 등록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관리자는 특정 앱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AI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회사 이번 달 카드 지출을 정리해 줘"나 "다음 주 만기 오는 대출이 있나"처럼 묻고 답하는 것입니다. 돈을 옮기거나 대출을 신청하는 기능은 애초에 도구로 열어 두지 않았습니다. AI가 통제를 벗어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설계 단계에서 막혀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AI에 회사 계좌를 맡기기 전 네 가지 질문
어떤 서비스를 쓰든, 회사 금융 데이터를 AI에 연결하기 전에 담당자가 확인할 질문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 질문 | 좋은 답 | 피해야 할 답 |
|---|---|---|
| 비밀번호를 넘겨야 하나 | 로그인 후 권한 동의, 토큰만 발급 | 아이디·비밀번호를 AI에 입력 |
| 조회와 실행이 분리되나 | 조회는 읽기 전용, 변경은 별도 확인 | 하나의 권한으로 조회·송금 모두 가능 |
| 무엇을 했는지 기록이 남나 | 앱·도구·시각별 감사 기록 | 기록 없음 또는 사용자가 볼 수 없음 |
| 즉시 끊을 수 있나 | 앱별 해제, 토큰 즉시 무효화 | 비밀번호를 바꿔야만 차단 가능 |
도입 순서도 단순합니다. 먼저 AI에 열어 줄 데이터의 범위를 정합니다. 처음에는 잔액과 거래내역 조회처럼 읽기만 허용하고, 변경 권한은 필요가 확인된 뒤에 추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으로 누가 연결했는지 회사 안에서 목록을 관리합니다. 퇴사자나 바뀐 담당자의 연결이 남아 있지 않도록 분기마다 연결된 앱을 점검하세요. 마지막으로 AI가 낸 숫자는 반드시 원본 화면과 대조합니다. AI는 보조 수단이고 결정과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는 금융당국의 원칙은 회사 안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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